각 모터사이클 브랜드마다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에서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은 ‘치프(chief, 추장을 의미)’ 시리즈가 가장 브랜드의 정체성과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치프는 1922년 처음 생산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며 인디언 특유의 강력한 파워를 가장 잘 보여주는 크루저 라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치프 시리즈는 치프 기본형 외에도 치프테인, 치프 바버, 슈퍼 치프 등 다양하게 변형된 모델로 각기 다른 특색을 보여주는데,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지난 2월 21일, 새로운 치프 시리즈인 ‘스포츠 치프’를 공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그동안의 치프 시리즈는 높은 배기량의 엔진을 편안한 포지션으로 즐기는 전형적인 크루저의 형태를 유지해온 반면, 이번 스포츠 치프는 이름 그대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는 퍼포먼스 크루저의 형태로 바뀌었다. 특히 그동안은 윈드 실드 정도만 장착했던 전면부에 쿼터 페어링을 장착해 대형 페어링이 탑재된 챌린저 등과는 다른 성향을 지녔음을 분명히 했고, 후면에는 바버 스타일의 펜더를 적용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2,301mm, 전폭 842mm, 전고 1,270mm이며 휠베이스 1,640mm, 건조중량 302kg이다.
인디언의 개발진들은 스포츠 치프를 설계하며 주행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성능이 입증된 브랜드의 파츠들을 적극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우수한 핸들링과 승차감을 제공하는 KYB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와 폭스의 듀얼 피기백 쇼크 업소버, 뛰어난 제동 성능의 브렘보 브레이크 등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어 더욱 공격적인 라이딩을 통한 한 차원 다른 경험이 가능한 모델로 탈바꿈했다.
핵심인 엔진은 블랙 아웃으로 마감 처리한 썬더스트로크 116 공랭식 1,890cc V-트윈 엔진이 탑재되어 2,90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162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파워풀한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슈퍼스포츠처럼 바짝 숙이는 전경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닌, 미드 마운트 풋 페그와 싱글 시트로 스타일을 살리는 동시에 편한 자세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주행모드는 스탠다드, 스포츠, 투어 3개가 마련되어 환경이나 주행 스타일에 맞춰 엔진 출력 특성이나 보조 기능을 한꺼번에 변경할 수 있다.
캐스트 휠은 앞 19인치, 뒤 16인치에 타이어를 앞 130/60 사이즈, 뒤 180/65 사이즈를 채용했으며 피렐리 나이트 드래곤이 기본 적용됐다. 헤드라이트는 LED 방식으로 우수한 광량으로 야간에도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옵션으로 치프 패스파인더 146mm 어댑티브 헤드라이트를 선택하면 차량의 경사각을 감지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조명을 제공한다.
계기판은 라이드 커맨드 터치 스크린이 탑재되어 사용자는 터치나 핸들바 버튼을 통해 차량 설정 및 부가 기능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폰 페어링을 제공하는데 여기에 블루투스 인터컴까지 함께 연동시키면 주행 중에도 전화 수신과 음악 제어가 가능하다. 이 외의 편의장비로는 스마트키, USB 및 12V 충전포트가 있으며, 정체 상황에서 후방 실린더를 비활성화시키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시내를 주행할 때 연비를 줄이는데 크게 도움된다. 인디언 스포츠 치프는 루비 스모크, 스텔스 그레이, 블랙 스모크 3종의 색상으로 출시된다.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인데, 일정이나 가격은 미정이다.
인디언에서는 이번 스포츠 출시와 함께 성능이나 편안함을 높이고 자신의 스타일을 강조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함께 발매한다. 편안함과 운동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조절식 쇼크 업소버는 압축과 신장을 모두 조절할 수 있어 주행 상황에 맞춘 설정으로 더욱 편안한 라이딩 경험이 가능하고, 핸들바 라이저, 옵션 윈드스크린, 각종 새들백 등이 마련되어 디자인을 보완하는 동시에 실용성까지 높인다. 또한 스포츠 치프용으로 준비된 대부분의 액세서리들은 치프 기본형과 치프 바버, 슈퍼 치프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인디언이 크루저만 잘 만들면 되지 않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브랜드가 긴 시간 이어지기 위해선 새로운 고객층의 유입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처럼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포츠 치프와 같은 제품이 선보이는 것이다. 물론 기존 스카우트나 FTR과 같은 모델들도 젊은층에게 어필하기 부족함 없는 모델이지만, 기왕이면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번 스포츠 치프의 등장은 정통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양성을 넓혀가는 모델인 만큼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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